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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니네 이발관 프론트맨, 이석원 인터뷰 by whatis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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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11 13:33: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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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hatisid.net/whatisidlog/?24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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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 이석원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찻집으로 향했다. 햇볕은 없는 편이었지만 매우 후덥지근한 날씨였다. 등골이 폭싹젖은 관계로 함께한 포 토그래퍼와 함께 웰치스와 마운틴듀를 먼저 주문하여 마셨다.10분 쯤 후에 이석원씨가 들어왔다. 석원씨는 밀크티를 주문했다. 하얀색 티였다. 지금 생각하니 궁금한 것이 있다. 그것은 따뜻한 차였을까. 시원한 차였을까.
2000년 7월21일, 오후의 홍차
ksk(이하 Q): 안녕하세요.바쁘신데 시간내주셔서 고맙습니다. 편하게 이야 기하는 방식으로 인터뷰를 진행할께요.
이석원(이하 A): 카메라가 앞에 있는 것 같아요. 목소리가 DJ 같으셔서 방 송중인 것 같은 착각이 들어요.
Q: 제 목소리가요? 그럴리가요. 환청일 것입니다(--;).언니네 이발관은 언 제부터 활동하였습니까?
A: 95년 2월에 시작했구요.첫 라이브는 95년10월 드럭에서 했어요. 태권브 이 등에서도 활동했죠.
Q: 당시 함께한 기억나는 밴드라도 있습니까?
A: 버거킹이요. 또 크라잉 넛 하고,, 그 외 드럭하우스 밴드들이죠. 그리고 우리가 드럭에서 활동시작하고 한달 후 쯤 델리스파이스도 들어와 활동하게 되었죠.
Q:언니네 이발관은 무슨 뜻인가요? 그러니까 밴드 이름이 왜 언니네 이발관 인가요?
A:그것은 삐자 일본 포르노 테입 타이틀이었어요. 제가 고등학생 때니까 13 년 전이네요. 그때는 정품비디오테입이 활성화되지 않았던 때 잖아요. 자막 이 크게 나오는(흔들리며) 삐자 테입이 주류였죠.어느날 비디오샵에 갔는데 주인아저씨가 권해주었어요. 제목이 "언니네 이발관"이었죠.
(편집자주 : 비디오의 내용은 언니네 이발관에 놀러갔다가 언니는 없고 형 부만 있어서 형부와 섹스를 하게 되고 이후 언니가 들어와 3way로 진행된다 는 협동정신이 잘 나타난 포로노 무비)
Q: 1집은 언제 발표되었죠?
A: 96년 겨울이요. 11월입니다.
Q:1집과 2집은 어때요? 음악성의 변화가 있는 건가요?
A: 아니요. 추구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변함없어요. 우리는 "선율"을 굉장히 중요시합니다. 듣는 사람의 귀에 "꽂히는" 음악을 만들어요. 그러한 노선은 두장의 앨범 모두 마찬가지죠. 다만 그것을 어떻게 포장했느냐에 따라 조금 다르게 들릴 수는 있겠죠.
Q: 가사는 어떤가요. 중요시 하는 편인가요?
A: 예, 가사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내용에 있어서의 문제가 아니라, 선율과 어울리는 단어나 문장들을 만들거나 골라내는 차원에서요. 그래서 어렵죠.
Q: 동감합니다. 가사는 옵션이어야하지 않을까요. 그러나 가요들을 들어보 면 노래가 그저 "멜로디 일기장", "멜로디 국어책"정도로 들리는 것들이 많 아요. 우선 가사를 만들어 놓고 멜로디를 작위적으로 갖다붙인 티가 역력해 요. 멜로디가 가사에 끌려다녀요.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는 멜로디가 굉장히 힘이 쎄요. 마치 멜로디는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와 같고 가사는 그 파도에 유유히 떠다니는 서핑보드 정도에 불과하죠.물론 가사도 중요하지만 메시지 의 호환 보단 "멜로디의 드라마(기승전결)"의 중요성이 한 수 위 아닐까요?
A: 네.그래요. 가사의 스토리텔링보다 그 선율에 어울리는 소리에 신경쓰는 편입니다. 그래서 어렵습니다. 어떤 때는 가사와 멜로디가 동시에 떠올려져 요. 동시 작사,곡이 되는 것이죠. 이때야 말로 에너자이저한 음악이 창작되 는 것인데 그러한 인스피레이션이 떠오를 때가 많지는 않아요.
Q: 바람직한 음악성을 가지셨네요. 갑자기 stereo lab이 생각나요.그들에게 있어 가사는 "오브제"이지요. 음악이 방이라면 가사는 그 방을 예쁘게 꾸미 는 가구같은 것이요. 발음의 외모로 가사를 사용해요. 예쁜 소리요. 그래서 뜻도 없는 경우도 많죠. 예쁜 소리의 외모를 지닌 "불어"를 사용하는 것도 우연이 아닐꺼에요.
A:저희도 그런 적 있어요. 주로 멜로디부터 작곡해놓기 때문에 가사가 아직 없는 노래들이 있죠. 그러한 곡들을 라이브에서 할 때는 참 재밌어요. 아무 렇게나 의미없는 소리들을 멜로디에 실어내거든요. 물론 뜻도 없어요. 대신 에 선율에 달라붙는 아주 그럴듯한 소리들을 나열하는 것이죠.
Q:훌륭해요
A: 아, 그런데 부천 환타스틱 영화제에서도 그런 식으로 라이브했는데 어떤 영화 평론가 한 분이 손들고 질문을 하더군요. "도대체 뭐라고 떠드는 것입 니까?" 들키고 만거죠.
Q: 그사람은 누군지 몰라도 음악을 잘 모르고 이야기하는군요.
A: 중년의 여성 영화평론가였습니다.
Q: 영화는 좋아하시나요?
A: 영화요? 매니아는 아니고 그럭저럭 봐요.
Q:혹시 영화 음악을 해보시고 싶으신 생각은 없으신가요? 단순히 언니네 이 발관이 어떤 영화 음악인의 "디제잉"에 의해 OST에 고용되는 것 아닌, 직접 스코어하며 총체적으로 영화 음악을 디렉팅하는, 그러니까 정상적인 영화음 악이요. 우리나라엔 잘 없습니다.
A: 네.관심있어요. 1집 발표후 MBC베스트극장에서 섭외가 들어왔었어요. 그 러나 담당PD의 개인사정에 의해 무산되고 말았죠. 기회가 되면 영상과 호흡 하는 음악 작업을 하고 싶어요. 영화는 아니지만, 천계영씨 애니메이션에서 음악 탑프로듀서를 하고 있습니다.
Q: 잘되길 바래요. 언니네 이발관 음악에 대한 자신감은 어느 정도입니까?
A: 그것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죠. 순수한 청자의 입장과 제작자의 입장이 요. 우선 순수한 청자의 입장으로선 충분히 빠져들 수 있는 음악이에요. 그 러나 제작자의 입장으로선 아쉬움이 많이 남아 순수하게 빠져들순 없죠. 뭐 가 잘못되었는지 알기 때문에, 자신감을 발현하는데 지장이 있어요. 남들은 잘 모를수도 있겠지만. 심지어 밴드의 다른 멤버조차도요.저도 사소하다 느 껴서 그냥 넘어간 것이 나중엔 그렇게도 걸리적 거릴 수가 없어요. 굉장히 많이 아쉬움이 남고 후회도 많이 돼요약간의 재작업은 할 수 있지만 정해져 있는 제작비와 시간내에 원하는 만큼, 아니 싫지않은 만큼 계속 반복작업을 할 순 없잖아요. 엔지니어의 고충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Q: 라이벌이라고 인식하는 팀이 있습니까?
A: 글쎄요. 없는..데요
Q: 델리스파이스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A:글쎄요.라이벌이라고 말하기가 좀 뭐한데요. 코스모스, 데이트리퍼, 노이 즈가든, 델리스파이스 모두 같은 모임에서 출발한 팀들이에요. 하이텔 모던 록 소모임인 모소모에서였죠. 모소모는 제가 94년도에 만든 모임이고 언급 한 밴드들 모두 모소모 회원이니까 자연스럽게 다 잘아는 사이들이었죠. 델 리스파이스와는 비교하기가 힘들죠. 음악스타일도 다르니까요. 그리고 여러 가지 외부적인 요인으로 보아도 비교대상이 되기 힘들어요. 그 급수와 격차.,
Q: 급수라고 하셨나요?
A:네. 여러가지로 델리스파이스는 제도권에 접근해있죠. 덩치가 달라요. 언 니네 이발관은 그저 언더에서 소구되는 "처지"일 뿐이죠.
Q: 처지라고 하셨나요?
A: 네(웃음)
Q: 그럼 기회만 된다면 좀 더 제도권에 가깝게 더 크게 등극하고 싶으신 욕 구는 있는 겁니까?
A:글쎄요.나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런데 적응이 쉬울지는 의문이네요. 팬관 리나 이벤트 등 갑자기 규모가 달라지면 어색할 것같기는 해요. 그런 것 잘 못하거든요.
Q: 매니지먼트가 관리해주면 되는 것 아닌가요?
A: 매니지먼트는 현재 없어요. 아니, 있어 본 적도 없습니다. 혼자 다 합니 다. 그래서 힘들고 불편할 때가 많아요. 꼭 제도권으로의 영역 확장을 위해 서가 아니더라도 메니저는 필요한 것 같습니다. 전문 매니지먼트가 아니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한 적도 있고 무엇보다 육체와 정신이 많이 지쳐,음악에 집중하는데도 지장있는 것 같아요.
Q: 3집은 준비중이신가요?
A: 예, 지금 제작사를 탐색 중입니다. 제작자가 없는 상황에서 앨범을 제작 할 수는 없으니까요. 1,2집도 그랬지만 제작비는 거의 녹음 비용에 투입할 것입니다. 홍보 비용이 감소되어도 좋아요. 주어진 예산안에서라면 녹음에 최대한의 비용을 할애할 것입니다. 사운드가 최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사운 드에 많이 투자해서 홍보비가 모자르는 한이 있더라도 조금도 후회는 없습 니다.
Q: 전자음악은 좋아하십니까?
A: 아니요. 전자음악을 좋아하지는 않아요. 신스팝이든 일렉트로닉이든 제 귀의 구조에는 맞지 않아요. 저와는 코드가 맞지 않죠
Q: 그래요? 의외네요. 전에 한 번 사석에서 Pet Shop Boys를 가장 좋아하신 다고 들었는데요.
A: 네, 맞아요. 그러나 그것은 전자음악과 관련되어 펫샵보이즈를 좋아하는 것은 아닙니다. 제가 펫샵보이즈를 좋아하는 이유는 "기승전결이 완벽한 팝" 을 구사하기 때문입니다.팻샵보이즈는 너무나 드라마틱해요. 절정부에서 폭 발하는 것도 항상 맘에 들어요.
Q: 하이텔에서 mypsb란 아이디를 사용하시죠. 무슨 뜻인가요?
A: my pet shop boys
Q: 스미스와 스톤 로지스는 어때요? 두 밴드는 록에 있어 대표적인 "부드러 움"의 구현체 아닙니까. 그렇다고 팝은 아니죠. 그 사운드의 조직력 때문에 요. 혹시 영향이라도? 두 밴드는 멜로디도 괜찮은 편인데..
A: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스미스의 "This Charming Man"도 별로라고 생각 합니다. 멜로디가 좋기로 소문난 곡이긴 하지만요. 기타의 소리나 연주방식 은 최고이지만 그 곡의 멜로디나 모리세이의 노래는 기타에 비해 아주 떨어 져요. 멜로디라인도 노래도 대강 흐지부지하게 이끌고 있죠.
Q:다소 황당, 키치한 음악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발소 포르노 씨든가요? 단체로 나와서 학예회처럼 "퍼포먼스"하던데요? 음악은 별로 상 관없다는 투 같았어요. 너무 전략적으로 비추기도하고.
A: 생각하고 싶지않아요. 싫어하고 싶지도 않아요.
Q: 원초적 무관심같은 것이군요.
A:네
Q: 저 음악을 좋아하시나봐요? (카페에서 Season in the Sun이 흐르자 석원 씨는 허밍으로 흥얼대었다)
A: 네, 좋아합니다. 카피한 적도 있어요.
Q: 역시 멜로디컬한 곡들을 좋아하시는군요.
A: 네
Q: 지나간 가요를 리바이벌해서 앨범에 싣고 싶지는 않으신가요?
A: 한 번 한 적 있어요. 인디파워1999라는 옴니버스 앨범에서 "매일 그대와" 를 녹음했죠.
Q: 들국화를 좋아하시나봐요?
A: 네 들국화 너무 좋아합니다.
Q: 그 외 좋아하는 한국밴드가 있다면요.
A: 동물원이요. 특히 유준열씨를 좋아합니다. 그러나 김광석씨는 동물원과 는 잘 융화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동물원 당시 김광석의 히트곡인 "흐린 가을하늘에 편지를 써", "거리에서" 등등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차라리 김 광석 솔로 음악을 훨씬 좋아하죠.
Q: 국내의 인디씬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A: 이미 돌이킬 수 없을 만큼 걸레가 되었죠.인디를 무명, 또는 언더그라운 드와 직결시키는 것은 바보같은 생각이에요.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한다고 자기가 인디 정신을 추구한다고 생각한다면 그처럼 멍청한 것도 없죠. 외국 에서 인디음악이라 하면 "독립, 자조적이고 진지하고 진보적인 음악"을 일 컫죠. 아래에서 활동한다고 무조건 인디 음악인 줄 알고 있다면 오산이죠.
Q:마이 블러디 발렌타인이나 소닉 유스가 아무리 메이저에서 공룡급으로 활 동한다하여도 그들의 음악은 영원히 인디 아니겠습니까?
A: 그렇죠. 음악성이 변함없다면.
Q:언니네 이발관처럼 좋은 품질의 음악을 많은 사람들이 모르며 또한 조금 듣고 있다는 것이 아쉽습니다.매니저먼트를 구축해서 석원씨를 비롯한 언니 네 이발관 멤버들은 좀 더 음악에만 집중할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으면 좋 겠고,아울러 메니저먼트를 통해 그 더 좋아진 음악들이 더 넓게 소개되었으 면 하는 바램입니다. 몰라서 못듣는 것이지 알아도 후져서 못 듣는 것은 아 니지 않습니까.
Q: 마지막으로 근황과 계획들을 잠깐 말씀해주시겠습니까?
A: 몇 개의 음반작업을 합니다. 데이트리퍼 데뷰앨범(테크노)에 피처링하기 로 했구요. 지금 가장 급한 것은 원고를 마감하기 위해 집에 가야하는 것입 니다. 3집이 잘 제작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발매 시기는 올해는 힘들고 내년 정도를 기약해야겠네요.
Q: 준비 잘 안된 질문에 잘 대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A: 인터뷰 내용이 재미없어서 죄송합니다.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가 좋은 이유는, 멜로디에 대단히 집착하는 음악성에 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언니네 이발관의 노래는 오래들어도 잘 고장나지 않 는다. 오래 사용해도 특별한 에이에스(A/S)가 필요치 않도록 그의 노래들은 애초부터 건강한 멜로디라인을 골격으로 하여 튼튼하게 만들어진다. 그래서 오래가는 것이며 그것이 바로 언니네이발관의 비법이기도 했다.
석원씨는 98년도에 결혼하였으며 슬하에 다섯 마리의 동물을 두고 있다. 차 라리 이름을 물어볼 것을. 종류는 다음과 같이 어려워 받아쓰는데 어려움이 많았다.50%정도는 오타일 것이다. 그가 펫샵보이즈를 좋아하는 이유가 더욱 그럴듯해 보였다.
고양이
골든리트리거
레브라토
롱헤어닥스훈트
웰시코르기팸브록
인터뷰/정리:ksk(at)softleague.com
softleagu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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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은 99도씨-오늘보다 내일 더 빛날 젊은 별들'에서 발췌 by whatis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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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8-11 13:30:5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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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hatisid.net/whatisidlog/?2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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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은 99도씨
-오늘보다 내일 더 빛날 젊은 별들-
취재,글 / 서영조
출판사 / 이벤트박스
가격 / 8000원
이벤트박스에서 출판된 책으로 뜨거운 열정을 갖고 사는 젊은이들 서른 다섯명의 이야기로 P. 246 - P. 253 부분에 뮤지션 정대욱님께서 나오셨습니다. 이벤트박스 측과의 협의를 통하여 글을 올립니다.
'언니네'서 자란 기타소년
뮤지션 정대욱
1979년 9월 25일 서울 출생
'언니네 이발관'기타, '두 소년' 기타, 보컬
연세대학교 인문학부 98학번
1995년 5월 언니네 이발관 합류
1996년 11월 언니네 이발관 1집 '비둘기는 하늘의 쥐' 발표
1998년 9월 두 소년 결성
1999년 1월 언니네 이발관 2집 '후일담' 발표
'모던록 계의 고종수'라 불리는 젊은 음악인이 있다. 이름은 정대욱. 때로는 바비정으로도 불리는 그는 이제 우리 나이로 21세가 되었다.
처음 밴드 '언니네 이발관' 생활을 시작한 건 고등학교 1학년 때. 기타를 처음 잡은지 두 달이 채 안돼서 였다. 그러나 1년 반 후 첫 음반을 낼 때는 앨범에 실린 모든 곡의 기타 편곡을 담당했다. 그리고 2년이 지난 지금 밴드의 두 번째 앨범에서는 전곡의 작곡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언니네 이발관을 통해 미처 표현하지 못하는 음악 적 감성, 정서를 표출하고 싶어서 별도로 '두 소년'이라는 밴드 를 결성, 작사, 작곡, 기타는 물론이고 노래까지 부른다.
정대욱은 두 얼굴을 가졌다. 무대 위에서의 정대욱과 평소의 정대욱의 모습은 너무나 다르다. 작은 목소리로 느릿느릿 수줍은 듯 얘기하고 말하는 도중 자주 쑥스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며 걸핏하면 얼굴이 빨개지는, 심지 어 그 가늘고 기다란 손가락으로 온 얼굴을 가리고 웃는 평소의 정대욱의 모습을 보다가 무대 위에서 열에 들떠 기타를 치며 뛰 어 오르는 무아지경에 빠진 듯한 그의 모습을 보는 건 낯설고도 재미있는 체험이다. 무대위의 그에게서는 실로 신기가 느껴지기 까지 한다.
손가락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기타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모두 정대욱과 같은 손가락을 가져야 한다면 이 세상 수많은 기타연주자들, 기타리스트지망생들은 좌절하고 말 것이다. 그의 손가락은 드물게 눈에 띄는 가늘고 긴 손가락이다. 남자 들의 가늘고 긴 손가락에 쉽게 마음을 빼앗기는 여인네들은 조 심하시길.
정대욱은 초등학교 6학년 시절부터 팝음악을 듣기 시작하여 그 해 겨울부터는 음악을 끼고 살았다. G&R (건스 앤 로지즈)등의 메탈 음악과 아트 락을 즐겨 들었고 <핫 뮤직>같은 음악잡지를 외우다시피 했다. 중학교 3학년 때 PC 통신을 시작하면서 곧바로 음악 동호회를 찾아 들었다.
"얼마나 반가웠는지 몰라요. 그 전에는 제가 듣는 노래들을 아 는 친구들을 만나는 게 쉽지 않았는데, 거기 갔더니 음악 많이 듣는 사람들이 다 모여 있는 거예요. 정말 천국 같았어요."
결국 그 천국에서 그는 음악을 듣기만 하던 사람에서 음악을 들려주기도 하는 사람으로 변신하는 계기를 만나게 된다. 그 동 호회의 소모임에서 탄생한 언니네 이발관이라는 밴드에서 기타를 치지 않겠냐는 제의를 받은 것이다.
96년에 발표했던 언니네 이발관 1집에서는 기타편곡에만 참여 했던 그가 99년 1월에 발매된 2집에서는 팀의 리더 이석원과 함 께 모든 곡을 만들었다. 특히나 2집에 실린 세 곡의 연주곡은 정 대욱의 개인 작업이다.
3집에서는 직접 노래를 불러볼 생각도 있다고 한다. 그에게 '무 서운 신세대' 라는 말이 따라다니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정대욱에게 있어 언니네 이발관이 직업이라면 두 소년은 취미 생 활이다.
"모든 사람이 내면적으로 이중적인 면을 갖고 있듯이 저도 그렇 거든요. 그 두 가지 모습 중에서 한 면, 그러니까 쉽게 말해서 근 사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면을 언니네 이발관의 음악을 통 해서 보여준다면, 거기서 보여주지 못하는 나머지 한 부분, 장난 스럽고 까불까불하는 제 모습이 있거든요. 그렇게 언니네 이발관 을 통해서 표현할 수 없는 감성과 정서를 표출할 수 있는 밴드를 하고 싶었어요. 그것이 두 소년이죠."
두 소년이라는 이름에서 벌써 그의 그런 의도가 엿보인다.
"두 소년이라는 이름을 적어 놓고 보니까 글자만으로도 참 예뻣 구요, 10대 시절의 감성을 표현하는데 적절한 이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경, 꿈, 모험담 등을 다룬 이야기들도 보면 보통 소년 둘이 같이 나오잖아요. 두 소년이라는 밴드를 통해서는 그런 10대 시절의 감성을 들려주고 싶었어요."
지난 98년 9월 결성된 두 소년은 이름과 달리 네 명의 소년으로 이루어져 있고, 두 차례의 클럽 공연을 통해 벌써부터 많은 사람 들의 주목과 기대를 받기 시작했다. 그들은 공연에서 자작곡 여섯 곡과 함께 기성곡들을 카피해서 연주했는데,<사랑은 창 밖의 빗물 같아요>나 <찬바람이 불면>과 같이 정대욱을 비롯한 멤버들이 10대 시절 즐겨 들었던 우리 노래들이 포함되어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정대욱은 이제 겨우 스물 한 살이다. 그가 지금까지 음악을 해온 날 보다는 앞으로 해나갈 날이 훨씬 길고, 그가 내놓은 결과물보다 는 그가 앞으로 보여줄 가능성이 훨씬 크다.
그처럼 실력 있고 가능성 있는 젊은 뮤지션이 생겨날 수 있었던 토양이 그를 큰 나무로 키워낼 수 있는 생명력과 자양분을 갖게 되 기를 바랄 뿐이다. 대중음악은 뮤지션 혼자서 해낼 수 있는게 아니 라 그 음악을 들어줄 대중이 있을 때 생명을 갖는 것이므로.
방과후 의 캠퍼스
매일 같이 지나치던 건물이 친구라고 생각한 건 처음이야
매일 같이 올라가던 계단이 함께라고 생각한 건 처음이야
왜 난 여태까지 몰랐나 저녁햇살은 미소라는 걸
아름답게 학교 안 사연들을 모두 적시고 있는 걸
미처듣지 못한 노래들, 미처 읽지 못한 많은 소설들
슬쩍 주워들은 이름과, 몰래 알아버린 너의 시간표
밝고 어지러운 무대는 서툰 주인공이 올라간 순간
무너졌어. 다틀렸다 생각했을때
넌 미소를 짓네 모든 이름도 뜻도 바뀐 듯
나는 뭔가 다른 별에 온 것만 같아
난 널 보내면서 고맙다는 게 무슨뜻일까
생각했어 일기장엔 뭐라고 쓸 까
매일같이 지나치던 건물이 친구라고 생각한 건 처음이야
매일같이 올라가던 계단이 함께라고 생각한 건 처음이야
왜 난 여태까지 몰랐나 저녁햇살은 미소라는 걸
커피 한잔, 벤치에서 눈을 감으면
넌 손 짓을 하네. 모든 창문이 열릴것 같은
그런 햇살, 나를 숨 쉬게 하는 열쇠
난 내 기억속에 예쁜 서랍을 만들고 싶어
이런 느낌 언제라도 꺼내볼 수 있게
노래 두 소년
작사 작곡 정대욱
음악을 하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언제입니까.
공연시 관중들과의 일체감이 느껴질 때는 피가 거꾸로 도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알 수 없는 힘을 느낍니다. 내가 연주하고 있는 음악의 기복에 맞춰 몸 안에 에너지가 생겨 나고, 그 에너지를 발산하게 만드는 힘이 생겨요. 그럴 때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는 기분이 들고, 평소에는 할 수 없었 던 행동들을 하게 되죠. 그럴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뮤지션 이 되지 않았다면 도저히 느껴볼 수 없었던 기분일 거예요.
고등학교 때부터 음악을 했는데, 음악을 하는 것이 학교 생활 에 지장을 주지는 않았나요.
전 원래 반복적인 걸 싫어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반복적인 고등학교 생활에서도 싫증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일주일에 3번씩 합주를 하는 것이 지루한 학교 생활을 지탱 할 수 있게 해준 것 같아요.
대학 생활은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하고싶은 공부를 하기 때문에 지루한 건 모르겠고, 사실 학업과 밴드생활을 완벽 하게 병행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어서 언니네 이발관 2집 활동 이후 (휴학을 할지 군대를 갈지) 그 다음 향방을 결정할 생각입니다.
언제까지 음악을 하고 싶습니까.
취미의 차원이라면 평생 할 거예요. 잘만 된다면 전업 뮤지션이 될 생각도 있습니다. 그런 점에서 언니네 이발관 2집은 중요한 앨범이에요. 이번 앨범을 통해 내가 뮤지션으 로서의 역량을 인정받고 대중들에게서 좋은 반응도 얻는다면 전업 뮤지션으로 나설 생각도 있거든요.
두 소년
보컬,기타 정대욱 (바비 정) / 보컬, 키보드 양용준 (앤디 양)
베이스 김혁수 / 드럼 최승훈
정대욱이 좋아하는 것들
음악인 : 비치보이스(Beach Boys), 틴에이지 팬클럽 (Teenage Fanclub), 어떤날
음반 : 비치보이스 'Smily Smile', 틴에이지 팬클럽의 모든음반, 게츠 & 질베르또 'No.2 (카네기홀 실황)'
작가 : 도스토예프스키
소설 : 카라마조프의 형제들
만화 : 아다찌 미쯔루 작 'Short Program'
(위의 막대 사이의 내용은 나우누리 언니네 이발관 김문환님께서 게시판에 올려주신 글이며 여기에 게시되는 것에 대한 동의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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